[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해적단에 합류한 박효준(25·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메이저리그 데뷔 9경기 만에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며 미국으로 건너간 지 7년 만이다.
11일(한국 시간) 박효준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1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박효준은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팀이 0-2로 뒤진 4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세인트루이스의 선발투수 J.A. 햅과 승부를 벌였다.
햅은 MLB에서 통산 128승을 거둔 베테랑 투수였다. 하지만 박효준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
박효준은 가운데로 몰린 햅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4회까지 무안타에 허덕이던 피츠버그 타선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주루를 끝낸 박효준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지난 7년간 마이너 생활의 여러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박효준은 이 홈런으로, 한국인 중 13번째로 빅리그에서 홈런을 친 선수로 남았다. 추신수, 강정호, 최지만, 이대호, 류현진 등에 이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박효준은 경기 뒤 화상인터뷰에서 "햅이 뛰어난 제구력을 갖춘 좋은 투수여서 매 타석 집중했다. 마침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었다"라며 "아직 완전한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천천히 녹아들고 있고, 팀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박효준은 야탑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4년 7월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2015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박효준은 지난 시즌까지는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를 그야말로 '폭격'하며 지난달 17일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역대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하지만 한 타석 만에 다시 마이너로 강등됐고 열흘만인 27일 피츠버그로 이적했다. 박효준은 이적 후 출전한 9경기에서 단 1경기만 빼고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날 홈런까지 터지면서 피츠버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지난 7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박효준의 야구 인생이 MLB 선배 추신수와 비슷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과연 박효준이 추신수처럼 성공 스토리를 써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