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그러나 이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한국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0 도쿄올림픽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를 상대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 극적 승리를 거뒀다.
기쁨에 젖은 선수들은 다같이 한 데 모여 기념+세레머니 사진을 찍었다.
한 번 더 달콤한 꿈을 꾸었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을. 하지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여정은 거기까지였다. 일본과 터키를 상대로 모든 걸 쏟아낸 한국은 거짓말처럼 '6연속 세트 패배'를 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 같은 스토리를 두고 팬들은 "대표팀의 도쿄 여정이 마치 슬램덩크를 보는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상대적 열세를 디뎌낸 북산이 전국 대회 본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과 대표팀의 조별리그 돌풍이 비슷하다는 것.
'광탈'을 할 거라는 세간의 비웃음을 토너먼트 라운드 진출이라는 결과로 보여준 게 감동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유럽 최강팀' 터키를 만나 투혼을 불사르며 승리를 쟁취한 건 '전국 최강' 산왕을 이긴 것 같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도저히 넘볼 수 없을 상대라 평가받는 팀을 만나 고비고비 때마다 중요한 득점을 해내며 승리한 건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이었다.
대표팀은 유럽 최강을 무찌른 뒤 거짓말처럼 6연속 세트 패배를 당했다. 이 부분도 산왕전 이후 거짓말처럼 패배한 북산팀과 같았다.
비록 상대가 세계 랭킹 2위, 6위였다는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팬들이 느끼는 바는 비슷했다.
슬램덩크의 결말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로 유명하다. 30년 넘도록 사람들이 슬랭덩크를 명작으로 꼽는 이유도 다 '결말' 때문이다. 즉 대표팀의 모습이 슬램덩크를 보는 것 같았다는 말은 최고의 찬사라고 볼 수 있다.
언제나 승리만이 값진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대표팀의 만화 같은 이야기는 이제 마무리됐지만 그 여운은 팬들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