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홈에서 아시아 최초로 축구 금메달을 따내겠다"
일본 축구는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전 이렇게 공언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와일드카드'까지 쓰며 총집합시켰다.
조별리그 3승으로 8강에 진출했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4강에도 안착했다.
그런 일본은 지난 3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4강전을 치르며 결승에 도전했다.
아시아축구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적은 있어도 결승 무대에 오른 적은 없었다. 일본은 '최초'에 도전했다.
우승후보 1순위 스페인에 연장 후반 9분까지 0대0으로 맞서며 결승 가능성을 높였다. 승부차기까지만 가면 승산이 있었다. 이미 8강에서 한번 이기면서 분위기가 좋았던 터였다.
하지만 연장 후반 9분, 꿈이 무너졌다. 일본의 또 다른 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선수가 일본을 침몰시킨 것이다.
스페인의 마르코 아센시오는 일본 페널티 박스에서 패스를 받은 뒤 환상적인 감아차기 골로 일본의 골망을 찢었다. 순간 일본 선수들은 전기에 감전된 듯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아센시오는 골을 넣은 뒤 기쁨에 젖어 웃통을 벗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고가 날아들어올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일본 축구의 심장 사이타마에서 그들의 기를 죽여버렸다.
스페인은 남은 6분 동안 1골을 잘 지켜내며 결승에 안착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과 도쿄올림픽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스페인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9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결승전 경기는 7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 경기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