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1일(목)

'김연경 덕후' 라바리니 감독이 올림픽 한일전을 앞두고 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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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가 있다. 바로 숙명의 '한일전'이다.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선수들은 언제나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만, 한일전 만큼은 '절대 질 수 없다'는 마음 가짐으로 임한다.


지난달(7월) 31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었다. 결과는 한국의 승리.


2020 도쿄올림픽 한일전 승리에 기뻐하는 라바리니 감독 / SBS


한국과 일본은 1세트씩 주고받다 마지막 5세트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이 승리를 따냈다. 


승리가 확정되자 한국 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코치를 뿌리치고 선수들에게 달려가 환호를 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다른 경기 승리 때보다도 유독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한일전에 앞서 라바리니 감독은 "원래 기술이나 전략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오늘은 정신적인 부분을 특별하게 준비했다"며 "(한일전은) 세상 유일한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한일전 / 뉴스1


이탈리아 출신인 그도 한일전 승리는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다.


'세상 유일한 경기'인 한일전을 이기자 한국인만큼 기뻐하는 라바리니 감독의 모습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라바리니 감독이 처음부터 한일전을 특별하게 생각한 건 아니었다. 


지난 2019년, 감독 부임 후 치른 첫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저에게는 (한일전이) 다른 경기와 다를 것 없는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김연경 선수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 뉴스1


이후 "한일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집중력과 한국 팬들의 놀라운 응원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자부심이 큰지 알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에게 한일전은 특별한 경기가 아니었고, 사람들의 반응이 특별하다는 정도만 알 수 있는 경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가 한일전을 대하는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이제는 이탈리아 출신의 라바리니 감독에게도 한일전은 "세상에서 유일한 경기"가 됐다.


2019년 8월 중국과의 경기 당시 김연경과 라바리니 감독 / 뉴스1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2년 만에 한일전의 중요성을 완벽하게 깨달은 라바리니 감독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라바리니 감독이 'K-패치'가 완료된 것 같다", "한일전을 이제 한국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탈리아 사람이 됐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내일(4일) 오전 9시 터키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