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다양한 종목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며 쾌거를 이뤘다.
다만 국내 스포츠 팬들은 경기 하이라이트를 꼼꼼히 챙기기 위해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 기록이나 케이블, 인터넷 라이브 방송 채널을 부지런히 찾아다녀야만 했다는 후문이다.
여러 가지 종목이 동시에 진행되는 올림픽 특성상 국내 메이저 방송사에서 중계하는 경기는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스포츠 팬들은 인기 종목에 집중 편성된 중계 방송으로 인해 타 종목 경기의 명장면을 놓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SNS에서 제발 올림픽 경기 좀 중계 방송 해달라고 난리가 났었던(?) 올림픽 종목들과, 눈부신 활약을 했던 선수들을 소개한다.
1. 역대급 실력으로 숙명의 한일전 경기 따내고도 공중파 방송 못 나오게 생긴 '배구 여자 국가대표팀'
오늘(31일) 축구, 야구 등 인기 종목 경기가 예정된 가운데 김연경 선수가 나서는 여자 배구 한일전을 공중파에서 중계해달란 누리꾼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여자 배구 한국 대표팀은 오늘 오후 7시 40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일본과 예선 A조 4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8강 진출을 확정 짓는 의미가 큰 경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7시 한국과 미국의 남자 야구 오프닝 라운드 경기와, 오후 8시 한국과 멕시코 남자 축구 8강 경기가 예정됐다.
공개된 편성 정보에 따르면 KBS1은 야구, KBS2는 축구 중계를 예정했다. MBC와 SBS는 축구, 야구, 배구, 펜싱, 유도 등 함께 표기했지만 인기 종목인 만큼 축구와 야구 위주의 중계방송을 송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망하긴 이르다. 비록 공중파 방송은 아니어도 MBC Sports+, KBS N에서 한일전 배구를 중계방송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 아무도 기대 안 했는데 8강까지 진출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허광희'
지난 8일 배드민턴 남자 단식 허광희 선수가 세계 랭킹 1위 일본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허광희는 이날 배드민턴 남자 단식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일본 모모타 켄토를 제압하고 세트 스코어 '2대0'을 기록해 압승을 거뒀다.
올림픽 역사에 남을 이변으로 평가받은 경기지만 정작 국내 팬들은 그 명장면을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볼 수 없었다.
중계방송이 편성되지 않아 온라인 라이브를 찾아다녀야 했단 누리꾼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오늘(31일) 국내 방송사들은 허광희가 출전한 배드민턴 남자 단식 8강전을 마침내 중계했다.
이날 비록 준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허광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세계 랭킹 1위인 일본의 모모타를 이기고 8강에 직행하는 등 이미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떨쳤다.
3. 기계체조 종목에 자기 이름 딴 기술 만들 정도로 실력 출중한데 방송 못 탄 '기계체조 국가대표 여서정'
지난 25일 기계체조 여서정이 출전한 단체전 예선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 메이저 방송사들은 같은 시간 진행된 축구 조별리그 한국과 루마니아의 경기를 집중 편성했다.
이날 여서정은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에서 1,2차 시기 평균 합계 13.800을 따내 전체 5위에 올랐다.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수많은 누리꾼들이 여서정의 기계체조 경기도 중계해달라며 목소리를 낸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19세 여서정은 기계체조 종목에 공식적으로 '여서정' 기술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여서정' 기술은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후 공중에서 몸을 두 번 비틀어 돌아 착지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지난 2019년 여서정은 제주 코리아컵 국제대회서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국제체조연맹(FIG) 채점 규정집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여서정이 금메달에 도전하는 도마 결승전은 다음 달 1일 열린다. 수많은 기계 체조 팬들이 기계체조 중계방송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4. 중계방송 없이 혼자 결승전까지 진출한 '요트 국가대표 하지민'
2020 도쿄 올림픽 요트 한국 대표 하지민 선수가 지난 30일 한국 요트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며 대한민국 요트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요트 선수가 상위 10위권 내 진입해 올림픽 메달 레이스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쉽게도 중계방송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영예로운 소식이 전해지자 하지민 선수의 결승 경기를 보고 싶다며 중계방송을 해달란 누리꾼들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민 선수가 출전하는 요트 메달 레이스는 오는 8월 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