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1일(목)

아시안게임 후 3년간 욕먹자 이갈고 나와 이스라엘 박살내버린 '야구 대표팀' 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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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오지환이 경기를 지배한다, 오지배!"


이는 LG트윈스의 유격수 오지환이 결정적 실책을 기록하며 경기 향방을 가를 때 야구팬들이 '조롱성'으로 쓰던 말이다.


그런데 어제(29일) 도쿄올림픽 이스라엘전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였다. 진짜로 경기를 지배했던 것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논란'으로 평생 먹을 욕을 한 번에 먹은 지 3년 만에 완성해낸 속죄 경기였다.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내는 오지환 / MBC


지난 29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는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vs이스라엘 경기가 열렸다.


이날 오지환은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0대2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동점 투런포를 때렸다. 끌려가던 분위기를 일순간에 되돌렸다.


6회말, 볼넷 출루 이후에는 부상 위험이 있는 헤드퍼스트 도루까지 했다. 


도루하는 오지환


7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빛났다. 4대4 동점에 타석에 선 그는 2루타를 쳐내며 팀에 5대4리드를 선물했다.


수비에서도 내야의 중심을 잡았다. 6최호 1사 1루 상황에서는 블레이크 게일런의 플라이볼을 파울 지역까지 쫓아가며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하나하나가 중요한 경기에서 귀중한 아웃을 잡아냈다.


역전 적시타를 뽑아내는 오지환 / MBC


결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오지환 / MB


야구팬들은 어젯밤 그의 모습을 가리켜 "경기를 지배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번에는 조롱이 아니었다. 군 면제 혜택을 받고, FA 계약까지 해 큰 동기부여가 없는데도 오직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한 그에게 보낸 찬사의 의미였다.


오지환이 며칠 전 있었던 평가전 경기에서 왼쪽 목 근처가 찢기는 부상을 당했는데도 경기를 지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찬사가 찬양으로 바뀌기도 했다.


오지환은 김경문 감독이 가장 기대하고 믿는 선수다. 그는 내일 오후 7시, 야구 종주국 미국과의 대결에서도 경기를 지배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