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너네 여기서 메달 못 따면 다 내 후임 되는 거야, 알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당시 현역 의경이었던 황인범의 이 한마디에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먼저 입대해 지옥을 맛본 이의 한마디 때문이었을까. 당시 대표팀은 고된 일정을 뚫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당시의 황인범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현역 '훈련병' 박지수 선수다. 박지수는 올림픽이 열리기 약 1주일 전, 극적으로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오자마자 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기에서도 '죽음'을 불사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면제로이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표팀은 박지수의 열정을 '드신 날과 안 드신 날의 차이'를 제대로 느끼고 있다.
실제 그가 빠진 뉴질랜드전에서는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0대1로 패했다.
박지수는 2차전 루마니아전에서 언성 히어로의 모습을 보였다. 수비진을 하드캐리 하며 루마니아를 꽁꽁 묶었던 것.
1차전, 2차전을 모두 지켜본 이들은 입을 모아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3차전 역시 박지수는 선발 출전했다. 대표팀은 이 경기 역시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지옥을 맛본 박지수와 함께 하는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31일 토요일 오후 8시 '난적' 멕시코와 8강전을 치른다.
멕시코를 이기면 4강이다. 그리고 또 이기면 결승 그리고 '면제'다. 최종 목표가 면제는 아니지만, 이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드물다.
과연 대표팀은 메달을 딸 수 있을까. 박지수의 '썰' 푸는 능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