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디펜딩 챔피언' 대한민국이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네 선수 모두의 호흡이 빛났지만, 그중에서도 '에이스' 오상욱은 남다른 실력으로 세계 개인전 1위의 위엄을 뽐냈다.
오상욱은 초등학생 시절 펜싱 선수였던 2살 터울 형을 따라 펜싱장에 갔다가 검을 처음 잡게 됐다. 검이 점점 손에 익을수록 오상욱은 펜싱선수의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펜싱선수의 꿈을 키우는 오상욱을 온전히 밀어줄 수 없었다. 자동차 부품 판매업자인 아버지의 벌이로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이었기에 형에 이어 오상욱까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에 수십만 원씩 들여 산 장비는 금방 검에 찔리고 베이기 일쑤였다. 그 밖에도 마스크, 흉갑 등 장비 하나하나의 가격이 매우 비쌌다.
오상욱의 펜싱 실력이 늘 때마다 부모가 감당할 장비값도 함께 늘었다. 결국 부모는 상의 끝에 오상욱을 펜싱부가 없는 중학교로 진학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오상욱을 발견한 ‘은사’는 박종한 대전 매봉중 펜싱부 감독은 부모에게 전화를 걸고 또 걸어 설득했다. 그렇게 부모를 설득한 박 감독은 오상욱의 손에 다시 검을 쥐여줬다.
이미 '펜싱 에이스'로 이름을 알린 그를 안타깝게 여긴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는 오상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로 했다.
운사모는 2009년 대전지역 교사들과 체육계 인사들이 형편이 어려운 유망주를 돕기 위해 만든 후원 단체다.
이후 오상욱은 '운사모'에서 매월 20만 원씩 정기 후원을 받게 됐고, 전국 단위 여러 대회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전무후무한 펜싱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오상욱은 후원 3년차가 되던 2011년 오상욱은 운사모 장학생 카페에 글을 올리며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어른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해당 글에서 오상욱은 "대전매봉중학교 3학년 펜싱 오상욱입니다"라며 "'운사모' 장학생으로 뽑히게 된 후 더 운동을 즐기며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가 펜싱으로 시상하게 된 모든 시합의 좋은 소식을 알리겠습니다"라며 참가한 대회와 수상 내역을 설명했다.
끝으로 오상욱은 "더 땀을 흘려서 '운사모'에 보답하고 싶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로도 오상욱은 운사모 카페에 감사 인사를 남겼으며 현재에 와서는 본인도 운사모의 회원이 되어 후원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