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금메달, 그것밖에 없다"
2020 도쿄 올림픽 목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재일교포 3세 유도 국가대표 안창림(27)이 당차게 한 말이다.
유도 남자 73㎏급에 출전하는 안창림은 일본 국적을 취득하라는 일본 유도계 요청을 뿌리치고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단 선수다.
일본 교토(京都)시 출신으로 가나가와(神奈川)현 도인가쿠엔(桐蔭學園) 고교를 거쳐 쓰쿠바(筑波)대학에 진학한 안창림은 떡잎부터 남달랐다.
쓰쿠바대 2학년이던 2013년 전일본학생유도 체중별 선수권대회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귀화하라는 일본 유도계의 권유에도 한사코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며 훈련에 매진했다.
이와 관련 안창림의 아버지 안태범 씨는 일본 매체에 "자신의 대(代)에 한국 국적은 내던지면 안 된다는 강한 생각이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1년 후인 2014년 한국으로 건너난 안창림은 용인대에 편입해 단숨에 유도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4년 3월 한국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3위, 같은 해 6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우승해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쉼 없이 구슬땀을 흘린 끝에 그는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고 같은 해 11월 제주 그랑프리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안타깝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16강 경기에서 고배를 마시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당시 "나는 일본에서 왔다. 올림픽 금메달 따기 위해서 (일본의 귀화 요청도 뿌리치고) 한국에 왔다"는 포부를 전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또다시 기회가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려면 이 체급의 최대 강자인 오노 쇼헤이를 꺾어야 한다.
현재 상대 전적 6전 전패로 열세인 데다 오노의 홈 경기이지만, 오히려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에 대해 그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떤 면에서는 안창림에게도 익숙한 곳이고,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도쿄 무도관은 그가 일본에서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과연 안창림은 이번 올림픽으로 금메달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을까.
안창림의 금메달 사냥은 오늘 낮 12시 36분, 남자 유도 73kg급 32강 경기에서 이탈리아 파비오 바질레 선수와 맞붙으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