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현태 기자 = JTBC '비정상회담'을 통해 이름을 알린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때 MBC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사용한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 24일 일리야 벨랴코프(일리야)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했던 MBC 화면이 담겨 있었다.

해당 장면은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하는 순간을 담았는데, MBC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를 자료 사진으로 함께 송출했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는 지난 1986년 원자력 폭발 사고가 일어난 곳으로 당시 방사능 유출로 수많은 피폭자가 발생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전 세계인들에게 최악의 참사로 기억되는 곳이다.

일리야는 해당 사진과 함께 "이 자막 만들면서 '오? 괜찮은데?'라고 생각한 담당자, 대한민국 선수들이 입장했을 때 세월호 사진 넣지. 왜 안 넣었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911 테러 사진도 넣고?"라며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고 무지해야 폭발한 핵발전소 사진을 넣어?"라고 분노했다.

MBC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 외에도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었다.

아이티 선수단을 소개 때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과 함께 폭동 사진을 사용해 큰 물의를 빚었다.

또 노르웨이에는 연어, 이탈리아에는 피자 사진을 국가 소개에 사용해 올림픽 개막식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이에 MBC는 입장문을 통해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라며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MBC는 이어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다.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