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꿈 포기하지 않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성장한 선수 5인

올림픽 스타디움 / Instagram 'tokyo2020'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지 않으면서 "연기해야 한다", "취소해야 한다" 등의 논란이 또 빚어졌지만, 지난 23일 막을 올렸다.


불안감이 크긴 하지만 도쿄 올림픽은 운동 선수들에게 있어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다. 이날만을 바라보며 그동안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특히나 가난 속에서 꿈을 키운 선수들은 이 순간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을 터.


가난이 주는 시련과 좌절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국가대표'가 되어 대한민국을 빛내고 있는 선수 5인을 소개한다.


오상욱 / 대한체육회


1. 오상욱


초등학생 때 펜싱 선수였던 2살 터울 형을 따라 펜싱장에 갔다가 검을 처음 잡게 된 오상욱. 이후 그는 펜싱 사브르 세계 1위로 거듭났다.


하지만 오상욱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자동차 부품 판매업자인 아버지의 벌이로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이었기에 두 아들을 모두 펜싱을 시키기는 부담이 됐다.


하나에 수십만 원씩 들여 산 장비는 금방 검에 찔리고 베이기 일수였고 그때마다 장비값은 늘어났다. 결국 오상욱의 부모님은 펜싱부가 없는 중학교로 그를 진학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오상욱은 이미 '펜싱 에이스'로 이름을 알렸다. 이에 오상욱의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한다.


이후 오상욱은 운사모 카페에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으며 현재 본인도 운사모의 회원이 되어 후원금을 내고 있다고 전해진다.


박상영 / 대한체육회


2. 박상영


"할 수 있다"


리우올림픽에서 이 한마디로 온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주며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


그는 과거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학생 시절 가족들이 친척 집을 오가며 살 정도로 힘들었다"며 "'운동부를 하면 급식과 간식을 무료로 준다'는 체육 선생님 말씀을 듣고 집안 사정에 보탬이 될까 싶어 펜싱부에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가난했던 소년은 2013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3년간 약 2천여만 원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박상영은 이 돈으로 장비구입 뿐만 아니라 식사까지 해결했다고. 


이후 그는 "새 장비는 물론, 처음으로 개인 도복을 입어봤다. 최상급 장비와 도복이 있어 기분 좋게 훈련할 수 있었고, 훈련의 능률을 높여 저희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면서 "한참 목마름을 느끼던 제게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고 밝힌 바 있다.


김모세 / 대한체육회


3. 김모세


군인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진종오와 함께 사격 무대에 오른 '신예' 김모세 선수.


사격에 뛰어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김모세이지만, 그가 국가대표가 되기까지는 험난했다고 한다.


김모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격에 소질이 있어 서울대회는 물론 전국소년체전에서도 항상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갑자기 신장 이상으로 장애 판정을 받은 데다 사업까지 부도가 나면서 가정형편이 기울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김모세 선수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어나갔다. 


김모세는 실탄 비용이 들어 장비 값이 비싼 소총 대신 권총 종목을 택하고, 2015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으며 경제적 부담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모세의 기적'을 만든 김모세에게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선미 / 대한체육회


4. 이선미


대한민국의 역도 여제 장미란 선수의 뒤를 이을 '포스트 장미란'이라 불리는 이선미를 소개한다.


초등학교 시절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역도를 시작하게 된 이선미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운동을 지속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선미는 생각보다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던 때 이선미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2018년 한국중고연맹회장기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장미란 선수의 주니어 기록을 깼다. 같은 해 아시아 대회와 세계 대회에서도 3관왕을 놓치지 않았다.


이제는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가 된 만큼 그녀의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이선미는 다음 달 2일 역도 여자 87kg급 A조에 출전한다.


류성현 / 대한체육회


5. 류성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평을 받으며 한국 체조 차세대 간판선수가 된 류성현. 그에게도 안타까운 어린 시절이 있었다.


류성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체조를 하는 형들을 보며 체조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운동을 시작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운동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반대에도 부딪혔다. 아버지는 운동선수의 길이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것이다.


이후 코치의 설득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3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체조를 시작하게 됐다.


늦은 시작에도 불구하고 그는 엄청난 재능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 마루 종목, 국제체조연맹 종목별 월드컵 마루 종목, 전국종목별체조선수권 개인/종합에서 1위를 휩쓸었다.


그리고 2021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를 빛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