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3일(목)

의사가 돼 사람을 살리고 싶었던 딸이 '뇌사 판정'을 받자 부모는 장기를 기증했다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사랑하는 큰 딸을 버스 사고로 잃은 부모님.


부모님은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어했던 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장기기증을 택했다. 


지난 5월 유튜브 채널 '하이머스타드'에는 "어학연수 일주일 만에 뇌사 판정...장기기증으로 6명 살리고 천국으로 먼저 떠난 큰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지난 2015년 9월 미국 시애틀에서 발생한 버스 충돌·전복 사고로 사망한 김하람 씨의 아버지가 출연했다.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


김씨는 당시 시애틀 시내 오로라 다리에서 노스 시애틀 칼리지의 외국인 교환학생 등 약 45명을 태운 전세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가 탄 버스가 수륙양용 관광버스와 충돌했고, 이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하람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하람씨는 유일한 사망자였다. 어학연수 차 시애틀을 찾은지 1주일 만에 일어난 사고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 소식을 들은 하람씨 부모님은 곧바로 시애틀로 향했고, 병원에서 마주한 딸의 모습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


코에는 산소호흡끼를 낀 채로 불러도 반응이 없었고, 눈가에서는 계속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버지는 "처음에 딸의 모습을 본 순간 맥이 풀리고 주저 앉았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의사는 조심스레 "딸의 뇌 기능이 거의 상실됐다"며 아버지의 가슴을 아리는 제안을 해왔다.


"따님의 장기를 기증하시겠습니까? 따님의 장기로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


처음에는 아직 희미하게 나마 숨이 붙어 있는 딸의 몸에서 장기를 꺼낸다는 생각에 의사의 제안은 너무나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그 순간 부모님 머릿 속에는 딸의 오랜 꿈이 떠올랐다. 의사가 돼 많은 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


부모님은 장기기증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는 것이야말로 딸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렵게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는 딸의 귀에 대고 아버지는 "엄마 아빠의 딸로 이 땅에 와줘서 너무 고맙고 넉넉하게 지원해주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언제나 엄마아빠를 최고 로 여겨주고 사랑을 표현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런 부모님의 작별 인사에 답이라도 한 것일까.


그날 지쳐 잠든 부모님은 두 분 모두 딸 하람씨의 꿈을 꿨다.


꽃밭에서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으며 부모님을 바라보던 하람씨. 그게 부모님과 하람씨의 마지막 인사였다.


김하람씨 (맨 앞)과 가족들 /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


비록 하람씨는 이 세상에 없지만 하람씨는 장기기증을 통해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그토록 꿈꾸던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람씨의 신장으로 새 사람으로 살아난 한 미국인 남성은 하람씨 부모님에게 직접 쓴 손편지를 통해 "따님 덕분에 내가 내 딸의 졸업식을 갈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람씨 아버지는 끝으로 "훗날 딸을 만났을 때 잘 먹고 잘 살다가 왔다"고 말하고 싶어 오늘도 힘을 내 열심히 살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YouTube 'himustard 하이머스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