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1일(목)

'성전환' 수술 후 각종 대회 우승 휩쓴 육상선수, 남성호르몬 수치 높아 도쿄 올림픽 출전 못한다

성전환 육상 선수 시시 텔퍼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성전환 선수들이 잇달아 도쿄 올림픽 출전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미국 육상선수의 출전이 좌절됐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미국 육상 선수가 남성 호르몬 수치 조건을 입증하지 않아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자메이카 출신 시시 텔퍼(CeCe Telfer)는 대학 시절 남자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성전환해 2019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 여자 종목에 출전했다.


남성이던 2017년 미국 대학 체육 협회 경기에서 390위였던 그는 성전환 이후 여자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곤 했다.



Instagram 'cecetelfer'

텔퍼가 국제경기에서 뛰려면 세계육상연맹이 정해 놓은 남성호르몬 수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세계육상연맹은 국제대회에서 여자로 뛰려는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400m 허들 등의 종목에서 5n㏖/L(리터당 나노몰) 이하로 낮추도록 규정했다.


미국육상연맹(USATF)은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성전환 여성인 텔퍼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세계육상연맹 기준에 맞는지 증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USATF는 선발전에 앞서 텔퍼에게 테스토스테론 기준을 미리 알렸지만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내지 못했다.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일반적으로 0.12∼1.79n㏖/L, 남성은 7.7∼29.4n㏖/L이다.


NCAA


GettyimagesKorea


USATF 관계자는 "텔퍼가 앞으로 성전환 선수 출전 조건을 충족한다면 우리는 그의 국제대회 출전을 진심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역도에서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성전환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다. 뉴질랜드의 로렐 허버드(Laurel Hubbard) 여자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그의 출전을 두고 "남성의 이점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 불공정하다"라며 반발하는 등 논란도 있지만 뉴질랜드는 정부 차원에서 그의 출전을 강하게 지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