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원치 않는 임신도 축복"이라 발언한 후 욕먹고 있는 KBS 아나운서

KBS2 '굿모닝 대한민국'


[인사이트] 박효령 기자 = 강승화 아나운서가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아내의 사연을 접한 후 "축복"이라고 발언했다가 시청자의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방송된 KBS2 '굿모닝 대한민국'의 '이인철의 모의 법정' 코너에서는 10년 차 '딩크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딩크 부부'는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고 생활하는 맞벌이 부부를 의미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편과 합의하에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갑작스레 임신을 하게 된 아내의 사연이 소개됐다.


KBS2 '굿모닝 대한민국'


알고 보니 남편이 10년 동안 정관 수술을 했다고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오랜 시간 남편이 자신을 속여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사기 결혼을 주장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강승화는 "(아이가 생긴 것은) 축하할 일이지 않나. 이게 이혼까지 갈 일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또한 강승화는 "요즘 아이를 못 가져서 힘든 분들이 많은데 축복인 상황을 가지고 이혼을 하니 마니, 사기니 하는 건 저는 불편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KBS2 '굿모닝 대한민국'


하지만 이인철 변호사는 부부간의 중요한 신뢰가 깨진 것이라며 민법상 혼인을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강승화는 "아이는 축복이다. 아이로 인해서 사람이 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왕 생긴 아이라면 잘 키우는 게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라고 주장했다. 


방송 직후 강승화의 발언을 두고 시청자는 배려와 공감 능력이 없는 표현이라며 불쾌함을 표했다. 


급기야 KBS 시청자 권익센터 홈페이지에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자에게 축복이라는 말을 한 아나운서"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KBS 시청자 권익센터 홈페이지 캡처 / KBS


청원인은 강승화의 발언에 대해 "시대를 역행하는 발언과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 상황임에도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일삼는 것은 공영방송사인 KBS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원인은 강승화의 공식 사과와 함께 프로그램의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논란이 점차 불거지자, 강승화는 뉴스1을 통해 "해당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강승화는 "범죄자를 옹호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남편이 아내를 속인 것은 나쁜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라며 "생명이 측은하다는 마음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인데, 여성의 마음에서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KBS2 '굿모닝 대한민국'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