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정부가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대폭 늘린 '탄도 미사일 3종 세트'를 거의 다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 시간) 미(美) 행정부와 합의로 미사일 주권도 찾아오면서, 앞으로 사거리에 구애받지 않는, SLBM 등 개발도 가능해졌다. 군과 정부도 SLBM을 실은 핵잠수함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22일 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탄도미사일 3종 세트' 개발을 끝냈다. 연말엔 개발을 축하하는 취지의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미사일 3종 세트는 현무 4-1, 현무 4-2, 현무 4-4으로 명명된다. 현무 4-1은 발사 지점에 따라 지상에서 발사하는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4-2는 함정에서 발사하는 함대지 미사일, 현무 4-4은 해저에서 발사하는 잠대지 미사일을 가리킨다.

현무 4-1는 탄두 중량이 2톤(t)으로 종전 최강 미사일인 GBU-57보다 최소 3배 이상의 관통력을 갖는다. 강화 콘크리트는 24m 이상, 일반 지면은 180m는 뚫을 수 있어 위력이 전술핵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 4-2는 3만t급 경항공모함에, 현무 4-4 미사일은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장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간 해군은 한국형 구축함(DDH II·4400t급) 등 함정에 순항 미사일인 '해성2'나 '천룡'을, 214급 잠수함에는 순항 미사일 '해성3'를 장착해왔다. 현무 4-2와 4-4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이름에 따라 해군은 SLBM 장착을 위해 도산안창호함 발사대를 수평발사대에서 수직발사대 6개로 변경했다

사거리는 800㎞로 알려져 있다. 다만 탄두 중량을 덜면 사거리는 이론상 최소 800㎞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무-4의 탄두 중량을 500㎏ 이하로 낮추면, 당장 사거리 2000㎞급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1000여㎞면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 등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2000㎞면 중국 내륙의 ICBM 기지 등 전략목표물들을 타격할 수 있다

나아가 미사일 지침까지 완전히 해제되면서 우리 군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전역이 사정거리에 들어오는 준중·중거리탄도미사일(MRBM·IR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갖출 토대도 마련됐다.

미사일 지침은 1979년 10월 세워졌다. 그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미국에서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는 대신,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180㎞로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북한의 위협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지침에 따른 제한은 서서히 완화돼 왔다. 2001년 1월 최대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인 미사일을 개발·보유할 수 있게 1차 개정이 됐다.

이어 2012년 10월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800㎞로 늘렸다. 이번 정부에 들어서는 두 차례 개정이 이뤄졌다.

지난 2017년 11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로 하되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없앴고, 지난해 7월에는 4차 개정을 통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했으며 이번엔 모든 제한이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