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1일(목)

경기장서 '심판 폭행'한 태권도 세계 챔피언이 '퇴출'당했던 진짜 이유 (영상)

YouTube '무카스-MOOKAS'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가 1년 만에 불화설과 구단 잡음 속에 흥국생명을 떠나 중국 상하이 구단과 계약을 맺고 해외 리그로 이적한다.


국내 스포츠계에 만연한 비리와 잡음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엔 태권도를 사랑했던 이동준 씨가 그 피해자였다.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무카스-MOOKAS'를 통해 근황을 밝힌 전직 태권도 선수 이동준 씨는 태권도 선수를 은퇴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동준 씨는 국가대표 선발 최종 결승전에서 발생한 부정 판독 사건으로 인해 은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YouTube '무카스-MOOKAS'


영상을 통해 이씨는 "뭐 지금 세월 지났으니까... 해도 되겠죠?"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1986년도 국가대표 선발 최종 결승전 당시를 떠올렸다. 이씨는 "국가대표 정도 되면 선수들이 심판보다 더 정확하게 점수를 알아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그래서 제가 점수 2점 따놓고, 방어적으로 했죠. 굳이 무리할 필요 없으니까"라며 "그때는 전자호구가 없으니까 다 짜지라는 걸로 계산을 했어요"라고 당시 점수 측정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주심이 배심원들한테 가서 받아가지고 점수대로 판단을 해야 하는데 판단을 안 하는거에요"라고 상황을 전하며 "30분을 고민하고 있는 거야 내가 이겼는데"라며 의아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갑자기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씨가 결승전에서 졌다는 판정이다.


이씨는 "기가 막혔다. 그때 정말로 태권도에 대한 배신감도 들고, 이성을 잃었다"라고 당시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전했다.



YouTube '무카스-MOOKAS'


억울함과 분노를 참을 수 없던 이씨는 "도복 찢고 말리는 사람들에 감독, 코치, 심판할 거 없이 다 그냥 엎어치기했다"라며 그때 전무이사로 계시던 분이 "너 연금 타는 것까지 문제가 있다"라고 이씨를 만류했다.


며칠 후 비디오 판독 결과를 진행했고 당연히 이씨의 승리였다. 하지만 협회에서 뱉은 말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협회 측은 "이동준이 분명히 이겼는데 이걸 다시 엎을 순 없다. 이유는 이동준이 현역 선수로 심판을 구타했기 때문에 자질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결승전 경기에서 협회 측의 어떠한 작업이 있었단 걸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날부로 이씨는 "태권도 안 하겠다"고 선언하며 도복을 벗고 그 자리에서 모두 찢어버렸다.


그는 "세계 선수권 대회 3연패해서 국위선양하고 열심히 한 난데..."라며 당시 느꼈던 허무함을 토로했다.


YouTube '무카스-MOOKAS'


이동준 씨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수상 후 "은퇴 후 해외로 나가서 태권도를 보급시키고, 많은 태권도인을 양성해 태권도인 다운 멋있는 사나이가 되겠습니다"라며 태권도에 긍지를 가졌던 선수였다.


이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썩지 않은 협회는 뭐가 있을까요", "뭔 놈의 협회란 협회는 죄다 이 모양인지", "진정한 태권도인들은 다 해외 나갔다지요"라며 탄식을 표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빙상계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8월 국민체육 진흥법이 1차 개정됐다. 


지난해 7월 지도자와 동료의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했던 철인 3종 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통해 2차 개정을 실시했다.


오는 6월 9일부터는 체육지도자 자격운영위원회 설치 및 비위 체육지도자 명단공표 등의 내용을 담은 3차 개정안이 시행된다.



YouTube '무카스-MOOK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