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천재 화가 '피카소'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이 탄생 70년 만에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1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한가람미술관은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Into the Myth(신화 속으로)'를 개최했다.
이번 피카소 특별전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프랑스 국립피카소미술관의 소장품 110여점은 그 감정가만 2조원 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전에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피카소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그린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이 포함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한때 '한국에서의 학살'은 반미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국내에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피카소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에서의 학살'은 헬멧을 쓴 채 총칼을 겨누고 있는 학살자들이 벌것벗은 임신부와 여인, 아이를 향해 총칼을 겨누고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회색빛으로 그려진 인간의 몸은 곧 다가올 죽음을 암시하듯 창백하다.
처음 그림이 공개됐을 때 한국전쟁 중 특정 지역 학살을 그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피카소는 이를 부인했다.
생전 인터뷰에서 피카소는 '한국에서의 학살'과 관련해 "전쟁의 모습을 표현할 때 나는 오로지 잔혹성만을 생각한다"며 "미국이나 다른 나라 군인들의 군모와 군복 같은 것들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설명했다.
폭이 2m에 달하는 '한국에서의 학살' 외에도 이번 특별전에는 피카소의 대표작인 '마리 테레즈의 초상'과 '피에로 옷을 입은 폴' 등 다양한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이 전시된다.
한편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하는 피카소 특별전은 이달 1일을 시작으로 오는 8월 2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