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미나리' 윤여정,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서 '여우조연상' 수상

영화 '미나리'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지난해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더니, 이번엔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26일(한국 시간) 오전 9시부터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과 유니언 스테이션 등에서 열렸다.


이날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은 수상이 유력했던 윤여정이었다.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를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받게 된 윤여정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감격한 표정으로 무대로 올라갔다.


'미나리' 북미 배급사 / A24


많은 이에게 박수를 받으며 무대로 올라간 윤여정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영예로운 여우조연상을 안아 들었다.


윤여정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아 시상자로 나온 브래드 피트를 언급했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 제작자이기도 하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만나서 너무 감사하다. 저희가 영화 찍을 때마다 어디 계셨냐. 만나 뵙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하더니 "유럽분들은 많은 분이 제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은) 용서하겠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제가 사실 아시아권에서 살면서 서양 TV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그런데 오늘 직접 이 자리에 오다니 믿기지 않는다. 정말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드린다.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함께한 배우와 감독 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윤여정은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님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수 없었다. 감독님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감독님이었다"라며 정이삭 감독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TV조선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윤여정은 경쟁을 믿지 않는다며 '여우조연상' 후보로 경쟁했던 배우들에게도 한 마디 했다.


그는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 같은 배우와 경쟁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모두 다른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는데 어떻게 경쟁할 수가 있는가, 우리는 각자의 영화에서 최고였다. 오늘 이 자리에 내가 있는 것은 운이 좋아서입니다. 저희 두 아들에게도 감사합니다"라고 얘기했다.


한국 배우가 오스카에서 연기 부문으로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아시아 배우로서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두 번째다.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미나리'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1980년대 남부 아칸소에서 정착하는 한인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다.


'미나리'에서 윤여정은 딸을 돕기 위해 미국으로 간 한국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그는 별나면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TV조선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영화 '미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