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북한은 도쿄올림픽 안 온다는데 '남북 단일팀' 예산 승인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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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다음 날 한국 정부가 남북 올림픽 단일팀 지원 내용이 담긴 사업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 예산만 19억 9,600만원으로 파악됐는데, 이미 북한이 불참하기로 했는데 대체 누구를 지원하겠다는 거냐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 7일 대한체육회가 추진 중인 '남북체육교류'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의 목적은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인 주요 국제대회 남북 공동진출 및 합동훈련 등 남북 체육 교류를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대한탁구협회


승인된 사업예산은 모두 19억 9,600만원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집행된다.


앞서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 남북 단일팀 결성을 적극 추진키로 한 바 있다.


당시 대한체육회는 전체 예산의 절반이 넘는 12억3600만원을 도쿄올림픽 및 주요 국제대회 남북 공동진출 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문체부에 보고했다.


대한체육회는 여자 농구, 남녀 조정, 남녀 유도, 여자 하키 등 4개 종목 등의 남북 단일팀 국내ㆍ국외 합동훈련비와 항공료를 포함한 교통비, 숙박비, 피복 및 보험비, 훈련시설과 차량 임차 등 훈련 관련 비용 일체를 지원하겠다고 사업계획에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실현이 불가능해졌다.


앞서 전날인 지난 6일 북한 체육성은 "공화국 올림픽위원회는 총회(3월 25일)에서 악성 비루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은 "정부가 엉터리 일 처리에 나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백종헌 의원은 "북한이 올림픽 불참 선언을 한 상태에서 정부가 허황된 평화 쇼를 위해 국민 혈세를 쓰겠다는 게 국민 상식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체부 측은 "사전에 계획된 사업계획을 행정절차에 따라 승인한 것"이라며 "대한체육회에서 상황 변화에 따라 예산 집행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