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등했던 남양유업의 주가가 폭락했다.
불가리스의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치료 효과가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15일 장 개장 직후 20% 이상 오르며 1주당 48만 9,000원까지 치솟았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전일보다 4.87% 떨어진 36만 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 13일 박종수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제품을 바이러스에 접촉시키는 방식의 연구 방법으로는 코로나19 예방 및 사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여기에 중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박종수 소장이 현재 남양유업 미등기임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부 임원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 조작' 의혹이 일었고, 이어 주가가 폭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법적 문제로 번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 178조 2항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아니하기 위하여 필요한 중요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를 사용하여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주가 상승이 최대 주주 또는 일부 임원들의 재산상 이익으로 이어졌다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약처에서는 이번 일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기로 했다. 만약 식품 홍보를 목적으로 특정 질병에 효능이 있다고 발표했다면 법 위반이 된다.
급등하는 남양유업 주식을 뒤늦게 산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4월 9일)에 심포지엄 개최 안내장을 대외적으로 배포했는데, 그것이 주가와 연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술적 성과를 발표하는 의미의 자리였고, 인체 효능도 단정 지어 말할 순 없다고 사전에 설명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