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사고가 나서 지금 당장은 못 갈 것 같습니다"
갑작스럽게 덮친 '철판'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진 승용차.
운전자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와중에도 회사에 전화를 걸어 출근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울산 울주군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해당 사고의 블랙박스 영상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맨인블박'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재조명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빠르게 달려오던 대형 화물차가 커브를 돌다 싣고 있던 철판을 떨어뜨리는 모습이 담겼다.
화물차에서 떨어진 2톤 가량의 철판 십여 장은 반대편 차선에서 주행하던 승용차를 그대로 덮쳤다.
승용차는 원래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블랙박스 제보자는 "차가 완전히 박살이 나서 운전자도 중상 아니면 사망했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뒤를 따라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운전자는 무사했다. 구조대원들은 자동차 A필러가 운전자의 목과 어깨를 아슬아슬해 비껴간 상태였다고 전했다.
철판이 운전석을 덮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구조대원은 "화물차와 승용차의 높이 차이 때문에 (철판이)사선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상황에서 경황이 없을 만도 하지만, 운전자는 차분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원은 "운전자가 의식도 있었고 어느 정도 놀랄 만도 한데 차분하게 있었다"고 회상했다.
심지어 운전자는 "출근이 어려울 것 같다"며 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블랙박스 제보자는 "운전자가 가방에서 전화를 꺼내 자기가 직접 통화도 했다. (회사에) 지금 당장 못 갈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운전자가 목숨을 구해 천만다행이라면서 "회사에 전화한 거 너무 슬프다", "역시 K-직장인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