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4일(금)

부모님이 장애인이란 이유로 '왕따' 당해 '죽음'까지 생각한 18살 딸

KBS1 '사랑의 가족'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대한민국 스포츠계와 연예계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시끄럽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일 KBS1 '사랑의 가족'에서 왕따 당한 18살 하선오 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돼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라북도 정읍시에 살고 있는 선오는 뇌성마비 부부 하경호, 허진 씨 부부 아래에서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 2급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경호 씨와 허진 씨는 한 교회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사람들의 반대가 많았지만 두 사람은 네 아이를 출산했고, 다행히 아이들은 모두 건강했다.


첫째 선오는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대신해 '장 보기', '음식 하기', '설거지' 등의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KBS1 '사랑의 가족'


지적장애도 있는 엄마는 말도 잘 못하기에 선오는 동생들에게 엄마 역할도 하고 있었다.


동생들이 학교에서 가져온 가정통신문 등을 읽고 부모님에게 전달해 주는 일도 선오의 몫이다.


사춘기가 온 동생이 장애가 있는 부모님을 알리기 싫다며 학부모 모임에 선오를 부르기도 하지만, 선오는 이때도 따끔하게 동생을 혼내고 옳바른 길로 인도한다.


힘든 가정 형편 탓에 철이 일찍 든 것인지 선오는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하고도 투덜대지 않는다.


하지만 늘 밝은 선오에게 사실은 남모를 아픔이 있다.



KBS1 '사랑의 가족'


선오는 부모님이 모두 장애인이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를 당했다. 결국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마음의 병인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는 한 번에 찾아왔고, 선오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선오는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심리 상담과 미술치료를 받았고, 상처를 많이 회복했다. 사회복지사에게 큰 도움을 받고 아픔을 이겨낸 선오는 '나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현재는 복지사를 꿈꾸고 있다.


선오가 각박한 현실을 이겨내고 소중한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KBS1 '사랑의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