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정부 부처가 소개한 '아이가 고열이 날 때 응급처치 방법'에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 해주기, 손 따주기 등이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아이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아동학대 교사 행위로 형사고발을 예고한 상태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달 2일 페이스북 페이지 '아빠넷'에 게재됐다. '아빠넷'은 고용노동부가 아빠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 플랫폼으로, 육아 및 휴직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아빠넷은 "아이는 태생적으로 열이 오르기 쉽다"며 이는 아이들이 양기가 많고, 체온 조절 기능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고열이 날 때 효과적인 한방 응급처치 방법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 해주기'로, 해열제를 복용해도 열이 떨어지지 않을 때 따뜻한 방에서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기고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 전신을 골고루 닦아주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손을 따 주는 것이었다. 아빠넷은 엄지손톱 부분 안쪽에 위치한 혈자리인 '소상혈'이 감기로 인한 발열과 체한 증상으로 인한 발열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사혈하는 방법을 익혀 아이가 열이 날 때마다 사용하면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아이가 열이 나면 병원을 가야지 손을 따주라는 건 무슨 말이냐"며 황당해했다.

이들은 복지부나 질병청도 아닌 고용노동부에서 응급처치 관련 게시물을 올린 것부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도 해당 지침을 따라하다간 자칫 응급 대응 시기를 놓쳐 아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열이 날 때는 뇌염, 뇌수막염, 복막염 등의 질환일 수 있다"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다 치료 시기를 놓쳐 아이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짓을 어떻게 정부 공식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하게 됐는지 의문"이라며 해당 게시물에 관여한 실무자들을 전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명단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임 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아이들에 대한 아동학대 교사 행위로 해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이름으로 형사고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게시물은 현재 '아빠넷'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