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배달 시 신호 위반은 고객들의 항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인데 공익제보단이 신고라도 하면 하루 벌이가 사라져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배달원이 등장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공익제보단 불공평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전주에서 배달대행 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청원인은 "서비스업종은 고객이 왕"이라며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고객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짜장면 등 면류와 아이스크림 등의 경우 늦게 배달하게 되면 고객들이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 신호를 지켜 배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어쩔 수 없이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걸 누군가 포착해 신고해서 벌금을 내게 되면 하루 동안 번 돈이 모조리 사라진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하루 평일 기준 10시간 일하면 7-8만원을 벌고 그 중 기름값, 밥값 등을 제외하면 6만원이 남는다.

그런데 공익제보단 신고에 걸리기라도 하면 하루 일당 6만원 조차 날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어 청원인은 오토바이 등 이륜차에만 공익제보단 단속·신고 제도가 있는 건 불공평하다며 일반 자동차, 택시, 버스도 단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제보단은 배달 수요가 증가와 함께 늘어난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고자 지난해 도입된 제도다.

올 상반기에만 3천 명의 공익제보단이 모집돼 활동 중이며 계속해서 이륜차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올 7월까지 약 1천 명의 인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공익제보단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헬멧 미착용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이륜차 포착 시 신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제보가 경찰 처분 등으로 이어질 경우 한 건당 최대 1만 4천원, 월 최대 28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으로 시작된 제도지만 청원인과 같이 많은 오토바이 운전자, 특히 배달원들은 이 공익제보단 제도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이들은 "공익이 아닌 포상금을 받으려는 용돈벌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공익제보단이 신고를 못하도록 '번호판을 교묘히 가려 신고를 피하기' 등 서로 편법을 공유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교통법규를 어기고도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에 누리꾼들은 "법규 준수 안하는 본인 인성을 고객 탓을 하네", "버스, 택시, 자동차는 최소한 인도로 다니지는 않지 않냐"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