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도대체 뭘 봐야 하지?"
최근 20대 여성 A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넷플릭스 보는 맛에 푹 빠졌다.
그런데 막상 무엇을 봐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검색만 하다 30분 이상을 허비하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어느 날엔 고민만 하다 시청을 포기하고 잠이 들기도 한다.
최근 '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정작 영화는 관람하지 않고 작품을 고르다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넷플릭스 증후군'(Netflix Syndrome)을 겪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넷플릭스 증후군이란 너무 많은 선택권으로 인해 작품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넷플릭스에서 실제 콘텐츠를 감상하는 시간보다 무엇을 볼지 검색하고 구경하는 시간이 더 긴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 수는 최근 1000만 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그 수요가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가 발간한 '국내 OTT 앱 시장 분석'에 따르면 2월달 기준 넷플릭스 사용자 수가 1001만 3283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웨이브'(394만 8950명), '티빙'(264만 9509명), 'U+모바일tv'(212만 6608명), '시즌'(168만 3471명), '왓챠'(138만 5303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양한 국내·외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넷플릭스 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예고편만 보다가 여가시간 다 보냈다", "고르기만 하다 제대로 뭘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볼게 너무 많아서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풍요속의 빈곤이다", "여가시간을 잘 보내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작용한 것 같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넷플릭스는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셔플 플레이'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해당 기능은 음악 감상 플랫폼의 셔플 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가 구독자의 감상 기록과 저장 목록에 기반해 랜덤으로 작품을 추천해 주는 기능이다. 현재 TV판 넷플릭스에서 테스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