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층간소음 때문에 가야금 명인 '황병기-미궁'으로 공격당한 아파트 주민의 후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공범'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자정이 다 된 늦은 밤, 숙면을 하려고 침대에 누운 남자의 귀에 기괴한 음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스산한 가야금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어느 여성의 소름끼치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멤돌았다.


웃음소리도, 우는 소리도 아닌 괴성이 이어지더니 소리는 점점 커졌다. 악몽 같은 시간은 약 18분간 계속됐다.


누구든 처음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끼칠 이 음악을 튼 건 바로 이웃집 주민이었다. 층간소음에 대응하려 이웃집 주민이 벌인 황당한 복수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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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연은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빠르게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사연 속 이웃집 주민이 튼 음악은 다름 아닌 전위음악의 대가이자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작곡한 '미궁'이란 곡이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며칠 전 오후 11시에 이 음악을 들었다. 


처음에는 소름이 끼치고 무서웠지만 이내 이웃집이 벌인 소행이란 것을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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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 집인지 알 수 없었고, 경비원, 관리소장 등과 주변을 돌고 있지만 아직도 누구의 소행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혼란스럽고 기괴하기로 유명한 미궁은 최근 이른바 '층간소음 복수곡'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실제로 층간소음으로 인해 이웃과 갈등을 겪던 어느 주부가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높이고 미궁을 한 번 틀었더니 바로 다음 날 이웃에게서 사과를 받았다는 후기도 전해진다.


층간소음 갈등이 폭행 사건으로 번지기도 하는 요즘, 이 같은 사연들은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넘기기엔 다소 씁쓸함을 안긴다.


한편 지난해 한국환경공단 이웃 사이 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4만 2,250건으로 전년보다 60%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