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우울증' 정신과 약 복용하는 사실 숨기고 결혼한 여성···"사기 결혼이다vs사생활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사랑하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대개 애정과 사랑으로 보살펴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만약 배우자가 우울증을 앓고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실을 결혼할 때까지 숨겨왔다면 얘기는 달라질 지도 모른다.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연 하나가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얼마 전 결혼식을 치른 새 신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창 뜨거워야 할 신혼이지만 그는 남편과 크게 다퉜다. 신혼여행 때 벌어진 일 때문이다.


신혼여행 중 아내는 잠을 자기 전 정신과 약을 먹었다. 사실 그는 전 직장에서 겪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아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아내가 약을 먹는 모습을 보고는 크게 화를 냈다. 왜 지금까지 얘기하지 않았냐는 게 분노한 이유였다.


A씨는 남편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남편은 노발대발 화를 내고는 그대로 숙소 밖으로 나가버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여행이 끝날 때까지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아내가 혼자 신혼집에 돌아온 지금까지도 소식이 없다고 한다.


A씨는 누리꾼들에게 자신이 정말 잘못한 것인지 물었다. 미리 얘기를 하지 않은 게 잘못이었냐는 물음이었다.


이에 사연을 접한 다수 누리꾼들은 A씨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평생을 함께해야 할 부부관계에서 자신의 병력을 얘기하지 않은 건 '사기'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2009년 정신 질환을 숨기고 결혼해 이혼을 초래한 아내에게 법원이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은 사례도 있다.


다만 A씨의 입장을 이해하는 이도 일부 있었다. 부부 사이라도 지켜야 할 사생활에 해당할 수 있고, A씨의 말대로 배우자가 괜한 걱정을 할까 봐 알리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이해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다. 


우울증 사실을 말 안한 게 싫었다기 보다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이 싫었던 게 아니냐며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