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천안함 폭침의 희생자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김 여사가 다가와 안아주려 하자 밀쳐내면서 "왜 그리 북한에 벌벌 떠냐, 난 문 대통령이 싫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 상사의 형 민광기씨는 31일 "모두 어머니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기념식에서 김 여사와 윤씨의 대화에 대해 밝혔다.
민씨에 따르면 이날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둘은 나란히 앉았다. 김 여사가 직접 황기철 보훈처장에게 윤씨를 옆자리에 앉혀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옆자리에 앉은 김 여사에게 "뭐가 그리 무섭고 두려워 북한이 미사일 던진 것을 숨기나 어제(25일)도 북한이 미사일 또 던졌잖나. 왜 그리 북한에 벌벌 떠나"고 말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윤씨의 쓴소리에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말이 다 끝나자 "어머니 마음 아프신 것 안다. 나도 가슴 아프다"고 했다.
또 윤씨를 끌어 안으려고도 했으나 거절 당하자 등을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했다고 민씨는 밝혔다.
윤씨는 지난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에게 "천안함 폭침은 누구 소행인가 말씀해 달라"며 돌발질문을 한 당사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윤씨가 현 여권 일각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군 소행이란 점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보고 거듭 불편한 뜻을 김 여사에게 전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천안함 폭침으로 순국한 민 상사의 모친 윤 씨는 유족 보상금과 국민 성금으로 받은 1억898만8000원 전액을 해군에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