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열린 방충망 사이로 기숙사에 침투한 비둘기 무리는 학생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지난 26일 경북대학교 에브리타임에는 "얘들아 너네는 방충망 잘 닫고 다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기숙사에 새로운 룸메 생기기 싫으면 방충망 잘 닫아라"라는 짧은 말과 함께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A씨가 사고 있는 기숙사에 침투한 비둘기들의 모습이 담겼다.
비둘기는 기숙사 중앙 에어컨 위에 올라타 사주경계를 하고 있었다. 또 다른 사진에서 비둘기는 문턱에 올라타 있기도 했다. 마치 내 집인 듯 편안해 보였다.
열려 있는 방충망으로 들어와 기숙사 곳곳을 누비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이들은 "드라마 '빈센조' 실사판이냐", "'새'룸메다, "기숙사비 내라고 해라"등의 댓글을 달았다.
해당 글의 반응이 뜨겁자 A씨는 후기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비둘기들이 난입(?)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보일러실 방충망으로 비둘기가 들어왔고, 학생들이 '구구' 소리를 들으면서 이들의 정체를 발견했다고.
기숙사 층장과 시스템장까지 나서 30분 동안 사투한 끝에 비둘기는 잡혔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비둘기들이 남긴 잔해는 여전히 이들을 괴롭혔다.
기숙사 곳곳에는 깃털부터 배설물까지 잔해가 가득했고, 이들은 2시간 가량 대청소를 해야 했다. 소독업체에 의뢰를 맡긴 뒤에야 이들은 쉴 수 있었다.
A씨는 "트라우마 생겨서 일청담 근처에도 못 갈 것 같다. 오후 수업 있었는데 청소하느라 점심도 못먹었다"라며 "다들 방충망 꼭 닫고 다니고 행복한 하루 보내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