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전·월세 상한제(5%),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주민 의원이 '내로남불' 지적을 받는다.

2020년 7월, 임대차 3법 통과를 약 한 달 앞둔 시점에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의 '월세' 임대료를 대폭 인상한 것으로 확인돼서다.

앞서 전세 보증금을 14% 넘게 올려 물의를 빚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비슷한 경우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아주경제는 국회 공보와 국토교통부 실거라개 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박 의원이 지난해 7월 3일 서울 중구 신당동 84.95㎡ 아파트를 보증금 1억원, 월세 185만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기존 보증금은 3억원, 월세는 100만원이었다. 보증금은 낮추고 월세를 올렸다.

지난해 9월 시행령 개정으로 하향 조정된 전·월세 전환율(2.5%)을 기준으로 하면 인상폭은 26.67%다.

박 의원이 맺은 계약은 기존 계약 연장이 아닌 새로운 임차인과의 계약이었다. 따라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임대차 3법 개정을 주도한 박 의원이 법 시행 한 달 여를 앞두고 거액의 임대료를 인상해 받는 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 입장과 본인이 해온 말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료 대폭 상향 부분과 '반전세'를 사실상 월세로 전환한 게 문제로 지적된다.

박 의원은 법안 통과 직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법 시행 전 전·월세 가격이 많이 오를 거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초기에는 혼란이 있을지라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는 이미 올린 뒤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거라고 말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논란이 되자 박 의원은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님이 시세보다 싸게 계약한다고 하신다고 해 그렇게 알고 있었다"라면서 "문의가 많아 살펴보니 시세보다 월 20만원 정도만 낮게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거 안정 등을 주장했지만,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시세보다 크게 낮은 계약으로 체결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 앞으로 잘 살피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