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학생들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학교 복장 규제가 예전보다 많이 풀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러 학교에는 이해하기 힘든 교칙이 남아있다.

지난 29일 한겨례는 청소년 인권단체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한 활동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활동가는 지난 15일부터 학교 복장 규제에 대해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아수나로에 제보한 내용을 공개했다.

여러 제보들 가운데 눈에 띄는 규제들은 "목선이 드러나서 야하다"는 이유로 금지된 포니테일과 똥머리 (울산의 한 중학교) 등이 있었다. 또 경남 진주의 한 여고에서는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숏컷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서울의 한 여고에서는 파마와 염색 금지 규칙때문에 자연 곱슬, 자연 갈색 머리를 가진 학생들은 이를 증명할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지난 5일 서울시의회가 두발·복장을 규제하는 학칙을 삭제하는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아수나로 측은 여전히 여러 학교들에선 학생의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규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침해적 규제'에는 엄격한 두발규제 뿐만 아니라 '레이스가 달린 화려한 속옷 금지', '무늬 없는 흰색 속옷을 제외한 모든 것에는 벌점 부과' 등 학생들의 속옷에 관한 규제도 포함된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하복 착용시 교복 셔츠 안에 러닝을 반드시 입는다"라는 규정도 있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러닝 착용을 의무화 하는 것도 모자라 러닝이 블라우스 밖으로 나오지 않아야 벌점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문장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이 공개한 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관내 여자중학교 44개교 중 9개교, 여자고등학교 85개교 중 22개교에 속옷 관련 규정이 남아있다.

이같은 터무니없는 학교 복장 규제에 대해 제보한 한 여중생은 "말도 안되는 학칙이 학생들에게 잘못된 여성상을 심어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런 학칙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아수나로 활동가 또한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이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어 (학칙에 반영하는) 강제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각 학교 학칙의 조례 반영 정도에 대한 교육청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전국적인 적용을 위한 학생인권법 제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