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삼성·LG에 '핵심 부품'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기업', 중국에 1조 5천억에 팔린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시가총액 1조원에 이르는 국내 중견기업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자본에 팔린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시가총액 1조 원(25일 뉴욕증시 기준)에 달하는 중견 반도체 회사로 OLED 디스플레이 구동 직접회로(DDI)와 미래 자동차에 응용될 전력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한다. 


29일 매그나칩반도체 유한회사의 미국 본사인 매그나칩 세미컨덕트 코퍼레이션(Magnachip Semiconduction Corporation)은 '와이즈로드 캐피탈'과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와이즈로드는 중국계 자본으로 이번 계약은 와이즈로드가 투자자들과 함께 설립한 투자회사 등이 매그나칩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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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가격은 14억 달러(한화 약 1조 5,8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그나칩반도체는 DDI 생산 부분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삼성과 LG디스플레이에 OLED용 DDI를 공급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이 OLED용 DDI는 DDI 중에서도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매그나칩반도체는 2,000여 종의 제품과 3,0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매그나칩과 거래 중인 기업은 350곳이다. 


매그나칩반도체 홈페이지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 자본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업계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중국이 매그나칩반도체를 통해 DDI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과 LG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LG 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매그나칩반도체의 매각에 남은 관문은 이제 정부의 승인이다. 반도체 기업은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 핵심기술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가가 있을 때만 매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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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매그나칩반도체의 생산기술이 노후한데다가 DDI와 전력 반도체는 정부의 기술 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매각 승인이 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방지를 위한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자본 매각을 막아주십시오!'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지난 2017년 중국의 BOE에 인수된 하이디스 사례를 언급하며 국가 차원에서의 보호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BOE는 하이디스를 인수하고 액정표시장치(LCD) 분야 세계 1위 업체를 도약했고, 이에 따라 국내 LG디스플레이 등도 LCD 사업에서 철수하는 상황을 맞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