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스스로를 라면쟁이·스낵쟁이라 부르던 농심의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한국에 라면을 들여올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것이었다.

27일 오전 3시 38분, 농심의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신 회장은 1958년 대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성공한 고(故) 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사업을 시작하며 사업에 발을 들였다.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한 신춘호 회장은 일본에서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신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달리 주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라면이 국민의 배고픔을 덜어주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 것이다.

기존의 라면과 달리 우리 손으로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 이름에도 그 특성이 잘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신 회장은, 자신의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도 장인 정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국물 맛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선진국의 관련 제조설비를 검토해 한국적인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턴키방식의 일괄 도입을 반대했다.

국민의 배고픔을 덜어주는 음식으로 시작했던 신춘호 회장의 라면. 지금은 개인의 기호가 반영된 간편식으로 진화해 국민 식탁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