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알바 면접 갔다가 혈액형부터 물어보는 사장한테 붙잡혔다가 탈출한 여성

캡션을 입력해 주세요.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다가 등골이 오싹한 경험을 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에 전국의 취준생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면접 무서운 경험"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면접을 보러갔다가 너무 무서운 경험을 해서 다른 분들은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 올린다"며 입을 열었다.


A씨는 구인 어플을 통해 간단 콜상담 업무에 지원했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얼마 지나지 않아 지원한 회사(?)로부터 바로 봤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고 A씨는 불러준 주소지로 향했다.


주소지에 도착한 A씨 눈 앞엔 간판도, 상호도 아무것도 없는 5층짜리 죽어가는 건물이 나타났다.


뭔가 찜찜했지만 A씨는 일단 회사가 위치해 있다는 5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책상 대여섯개가 있는 작은 사무실에 50대 정도로 추정되는 남성 한 명이 있었다. 


당시 시간이 3시쯤이었던 만큼 점심시간도 아닌데 사무실에 아무도 없는 게 의아했다.


뭔가 싸한 느낌을 받은 A씨는 50대 남성이 거듭 권하는 물도 거절했다. 


영화 '공모자들'


남성의 안내에 따라 안쪽 작은 공간으로 이동해 남성과 마주 앉은 A씨는 남성의 얼굴을 "숱이 없는 뽀글이 파마에 젤을 바른 스타일이었고 생긴것도 사기꾼 같은 느낌이었다"고 묘사했다.


남성이 입을 열자 A씨의 의심과 불안은 더욱 증폭됐다.


그가 자꾸 '저희가'를 '즈이가'라고 하는 등 조선족 말투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편견일 수 있지만 사무실에서 풍기는 싸한 분위기와 여러가지 정황 상 A씨는 장기매매 등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리에 앉자마자 남성은 A씨에게 다짜고짜 "혈액형이 뭐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양손을 쥐었다 폈다 해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했다.


일단 A씨는 남성이 시키는대로 했지만 영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SBS '마을 - 아치아라의 비밀'


그러나 남성의 이상한 요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자기 손을 책상 위에 올리더니 A씨에게 A씨의 손을 본인 손 위에 올려보라는 황당한 지시를 했다.


이에 더이상 시키는대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한 A씨가 "그냥 가보겠다"고 하자 남성은 돌연 자기 회사의 장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붙잡힌 채 남성의 얘기를 듣다 무언가를 본 A씨는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문득 그의 손을 봤는데 한쪽 손 두번째 손가락이 없었던 것이다. A씨는 "아예 잘려서 불로 지진듯했다"고 설명했다.


공포에 휩싸인 A씨는 최대한 남성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끔 "죄송하다. 아무래도 이 회사랑 맞지 않는 것 같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찾아뵙겠다"며 "1층에 아빠가 기다리고 계셔서 가보겠다"고 용기 내 말했다.


영화 '공모자들'


그러나 그는 꼭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A씨를 붙잡아두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정말 이러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불안에 떨던 A씨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친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A씨는 냉큼 전화를 받아 "어 나 면접 이제 끝났어. 내려갈게"라고 답하며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런 A씨를 본 남성은 "먼저 전화가 온거냐 아니면 직접 걸은거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A씨는 "전화온거다. 기다리기 힘든 모양이니 가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사무실을 떠났다.


tvN '나의 아저씨'


A씨는 "그 때 계속 권했던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며 "제가 예민반응 한건지 (몰라도) 며칠이 지나도 트라우마처럼 계속 (그날 일이) 생각 나고 그 아저씨 얼굴이 떠오른다"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지었다. 


A씨의 사연에 다수의 누리꾼들은 "인신매매하는 곳일 수도 있다"며 "현명하게 빠져나와서 다행이다. 아니면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모른다"고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어디 무서워서 면접도 보러다니겠나"라며 분노했다.


A씨의 사연이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끌자 A씨는 추가글을 남기며 "해당 일이 일어난 지역은 전북 전주이며 면접 당시 남성이 (A씨의) 이름, 연락처, 혈액형을 적는걸 봐서 보복당할까봐 너무 무서워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공모자들'


그러면서 "구인 어플로 다시 해당 업체를 찾아봤지만 저희 지역엔 없어지고 똑같은 내용으로 타지역에는 아직도 존재한다"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8일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3~2020년 인신매매죄로 입건된 251건 중 기소된 사건은 9건으로 기소율이 3.5%에 불과했다.


심지어 인신매매죄로 기소돼 처벌받는 몇명 안되는 이들 중 인신매매죄가 아닌 다른 죄명으로 벌금 200만원 등 가벼운 처벌을 받은 가해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이에 인권단체는 "인신매매는 인신매매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