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촉법소년이라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10대들의 사기 행각이 점점 뻔뻔해지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중고딩들 사기수법 알려드릴게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평소 사고 싶었던 명품브랜드 한정판 클러치를 한 중고거래 장터에서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곧바로 입금을 하였고 중고거래에 대한 괜한 불신으로 배송이 제대로 올까 걱정을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배송은 제때 왔다.

그러나 아무래도 한두푼도 아니고 워낙 중고거래에 일명 '짝퉁' 제품이 많이 거래되고 있는 만큼 배송 받은 클러치를 들고 명품샵을 찾았다.

7만원을 내고 감정을 맡긴 그는 해당 제품이 짝퉁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명품샵에서 제품이 짝퉁이라는 서류를 떼서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다. 

돌아온 답변은 "그럴리 없다".

그러고는 환불은 커녕 물건 받고 환불 받으려고 짝퉁 바꿔치기한 거 아니냐며 도리어 A씨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A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처음엔 그러라고 하더니 그날 늦은 밤 연락이 와서 딜을 해왔다.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며 첫 거래가였던 100만원 중 90만원을 환불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경찰서 갈 시간도 없고 일이 커지면 귀찮아지는 만큼 A씨도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얼마 후 중고장터를 다시 들어가 확인해보니 A씨에게 다시 돌려 받은 그 제품을 같은 판매자가 또 거래를 하고 있었다.

확인 결과 판매자들은 짝퉁 명품을 진품인 척 저가로 판매해 운 좋으면 100만원을 손에 쥐고 혹시 걸리면 A씨에게 했던 수법 그대로 판매가의 10%, 그러니까 5~10만원 벌이를 하는 10대들이었다.

바쁜 직장인들 특성 상 명품인지 짝퉁인지 확인을 잘 하지 않을 것이며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된다 해도 귀찮아 신고 하지 않는 점을 노렸다. 

무엇보다 이들은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악용하고 있었다. 촉법소년이란 형사 책임 능력이 없어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 받지 않고 보호 처분 대상이 되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말한다.

A씨는 "요즘 애들 영악하다"며 "진짜 나라법이 바뀌어야 한다. 사기치고도 처벌을 안 받는데 이러면 당연히 사기 치고 다니지 누가 엄마 용돈 받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촉법소년을 악용해 10대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에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 4명이 강원도 원주 한 주택가에서 연쇄 차량 절도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과거에도 같은 범죄로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었으나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도 않고 풀려난 뒤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이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반복됨에 따라 제도를 폐지하거나 적용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