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졸업 후 다시 만난 일진 협박에 폰 개통했는데, 요금 1000만원이 나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사랑의 온도'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아르바이트를 하며 군 입대를 기다리던 A(21)씨는 상상도 못한 금액이 찍힌 휴대폰 요금 청구서를 받아들였다.


말도 안 되는 금액의 원인을 떠올려 본 결과, 그 중심에는 약 한 달 전 만난 두 사람이 있었다.


지난 1월 27일 동반 입대를 하기 위해 PC방을 방문한 A씨는 지인 B씨(21)와 C씨(22)를 우연히 만났다.


학창 시절부터 유명한 '일진'이었던 두 사람은 다짜고짜 일 좀 도와달라며 반강제로 부탁했고 A씨는 마지못해 이를 허락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음날 이들은 A씨에게 찾아와 "핸드폰 개통 실적을 올려달라"라고 부탁했다.


개통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통신사로 서류가 넘어가기 전 전산을 끊어 개통이 되지 않게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A씨가 이를 거부했지만 이들은 무작정 A씨를 차에 태워 강남 일대 휴대폰 대리점으로 이끌었다.


강요에 못 이긴 A씨는 송파구와 강남구 대리점에서 2대씩 총 4대의 휴대폰을 개통했다. 개통을 마친 A씨가 차에 올라타자 이들은 핸드폰을 가져갔다. 


당시만 하더라도 A씨는 개통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넷플릭스 '인간수업'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월 초, A씨의 어머니는 핸드폰 대리점 지인으로부터 "아드님 명의의 핸드폰에 1,000만원이 청구됐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확인해보니 A씨 명의로 휴대폰이 모두 개통된 상태였으며 청구서에는 기기값과 요금제를 포함해 리니지M, 구글 기프트 카트 결제 내역이 포함됐다.


지인의 도움으로 4대 가운데 1대의 개통을 취소했지만 나머지 3대의 요금 납부고지서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20일 머니투데이가 보도한 해당 사연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가개통 사기'의 전형적인 사례다.


'가개통 사기'는 실적을 채워달라는 명목으로 계약서 작성만을 요구하면서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이다.


개통 후 요금이 청구되기 전까지는 가개통 사실을 알 수가 없어 피해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A씨는 이들을 사기 혐의로 서울 중랑 경찰서에 고소했으며 경찰은 사건의 경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