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언론에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피해자는 17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중구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의 참석에 앞서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그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그분(박 전 시장)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며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그는 "그분의 위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게 하고 있다"며 2차 피해를 호소했다.
또 "그분의 위력은 자신들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저를 괴롭힐 때 그들의 이념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또 박 전 시장의 위력으로 자신이 입은 피해를 공개하기 어려웠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때 그 내용을 다듬으며 수백번 고민하도록 만들었다"며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이 심각한 수준이 되더라고 그 무게를 온전히 제가 감내하도록 만들었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여전히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행위는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또 보궐선거에서는 그 교훈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8일 피해자로부터 강제추행 및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다음 날 오전 9시 시장 공관을 나간 후 10일 0시를 약간 넘긴 시각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사망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일부 사실로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역시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 정모씨의 재판에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박 전 시장으로 인한 피해를 일부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