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코로나19의 확산에도 신입생의 최대 골칫거리인 학생회비는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OT, MT 등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으나, 학생회 측이 "코로나19 종식 이후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집행을 강행하고 있어서다.
일부는 회비를 안 낸 학생에게 "페널티가 있다"며 '독촉 연락'까지 하다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SNS엔 신입생의 학생회의 독촉 연락에 언쟁을 빚은 메시지 내역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메시지 내역을 보면 학생회 측은 신입생 A씨에게 회비를 미납한 이유를 묻는다. A씨가 "돈이 아까워서"라고 답하자 "예정된 행사가 모두 회비를 통해 운영돼 꼭 내야 한다"고 설득한다.
A씨는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OT 등 행사가 전부 취소되지 않았냐며 맞받았고, 학생회도 다시 긴 설명을 내놨다.
학생회 측은 첫 학기에 4년치 회비를 납부하는데, 지금 납부하지 않으면 종식 이후 행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했다. 또 학생회비가 단순히 행사에 쓰이는 건 아니며, 과실에 들일 물품을 구매하거나 복지에도 쓰인다고도 했다.
다만 A씨는 학생회의 긴 설명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1년 가까이 행사가 없는 21학번의 회비가 예년과 똑같을뿐더러, 학생회가 예산안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끝내 납부를 거절했고, 학생회 역시 "네 그럼 행사 때마다 따로 내라"며 연락을 끊었다.
둘의 대화에 달린 댓글과 반응은 학생회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다. 한 누리꾼은 "신입생의 주장이 100% 맞다. 걷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 걷는 게 상식이고 도리"라고 말했다.
종식까지 아직 갈길이 먼데 집행도 못할 회비를 쟁여 둘 필요가 있겠냐는 지적이다. 회비의 사용처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대 수십만원에 이르는 학생회비는 집행 등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모두 학생회에 집중돼 있어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학생회가 회비를 횡령해 처벌받은 사례 역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학생회비의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일부 대학교는 아예 학생회비 관련 규정을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생에게 4년간의 회비 일괄 징수 지양 ▲과도한 학생회비 책정 및 회비 납부 강요 금지 ▲학생회비 징수 시 사용 계획(내용) 공지 등을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