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한 운전자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린이 교통사고 가해자로 몰렸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0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29살 직장인 A씨가 겪은 어이없는 사연과 함께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2월) 23일 12시 30분께 경북 구미시 고아읍 외곽 도로에서 운전하고 있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A씨는 20km 남짓 한 속도로 천천히 서행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A씨 차량 앞에 걷고 있던 여자아이 2명 중 한 명이 친구를 옆으로 미는 바람에 A씨 차에 부딪히는 접촉사고가 일어났다.
부딪힌 아이는 넘어졌고 얼마 후 아이의 어머니가 나타나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A씨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사고 접수를 했다.
어린이 보호구역도 아니었고 스쿨존도 아니었을 뿐더러 20km 정도로 천천히 서행하고 있었지만 두 아이의 부모는 말을 맞추기라도 한 듯 모든 책임을 A씨에게 떠넘겼다.
A씨는 "이 사건이 그냥 무마되면 저와 같은 제 2, 3의 피해자가 계속 발생될 것 같고 이로 인해 저처럼 많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며 "너무 억울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와 주변 지인들 모두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제 잘못이 아니라 상대편(옆에 친구를 민 아이)가 잘못이라고 말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넘어진 아이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서까지 가서 진술서를 작성했다는 A씨는 경찰서에서도 차와 사람이 부딪힌 상황이기 때문에 운전자 쪽이 가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경찰은 결국 A씨에게 벌금과 벌점을 부여했다.
A씨는 "억울하지만 소송을 하면 변호사 선임비용 등 더 많은 돈이 들어가 그냥 잊으라는데 그것도 힘들다"라며 "평생 기억에 남을 트라우마를 심어준 상대방에게 진심 담긴 사과를 받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민 애한테 과실을 따져야지 이게 말이되냐", "이건 소송가야된다", "법이 무서운 세상이 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 편을 들었다.
한편 작년 7월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스쿨존을 주행 중이던 차량에 마주 오던 자전거가 방향을 틀어 고의로 차량에 부딪혔다. 아이 부모 측은 합의금으로 100만원을 요구하며 합의금을 주지않으면 민식이법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13살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를 입히면 1년 이상~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상~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운전자와 아이 부모는 70만원에 합의를 봤지만 영상을 보면 누구나 아이가 고의로 차량에 돌진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만큼 누리꾼들은 운전자 편이 되어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민식이법을 악용해 어린이들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후 운전자에게 뒤집어 씌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보다 더 철저한 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