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우리를 범죄집단 취급해서 기어이 일 터져"···극단적 선택을 국민 탓으로 돌리는 LH직원

A씨가 발견된 성남 분당구의 한 아파트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투기 의혹으로 시작된 풍파가 거세지고 있다. 


12일 경기 분당에서 고위 간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13일 경기 파주에서 LH 직원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LH 사장 출신인 변창흠 국토부 장관 또한 사의를 표명해 LH 내부에서는 충격과 당혹감이 일고 있다. 


13일 중앙일보는 인터뷰를 통해 A씨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전해진 LH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1


그중 한 40대 직원의 인터뷰 내용이 눈길을 끓었다. 


그는 "LH를 범죄집단 취급하며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분위기여서 조마조마했는데 기어이 일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본누리꾼들은 "조사 중단하라라는 뉘양스로 읽힌다", "자숙·자제를 모르는 듯하다", "수사가 흐지부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LH 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에 잠긴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에서 A씨와 잘 알고 있다고 밝힌 LH 직원은 "본인이 30년가량 몸담은 조직이 궁지에 몰리고 국민에게 뭇매를 맞는 것을 보고 자괴감을 느끼신 것 같다"고 했다. 


분당 사옥에서 근무 중인 한 직원은 "일손을 잡을 수 없다. 직원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며 뉴스 속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B씨가 발견된 컨테이너 / 뉴스1


한편 A씨는 이번 LH 직원 투기 의혹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북지역본부장을 지낼 당시 함께 일했던 직원이 의혹을 받으면서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서에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의 한 컨테이너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씨는 경찰에 부동산 관련 투기 첩보가 접수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은 B씨에 대한 부동산 관련 첩보가 11일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내사에 착수하지 않았고, B씨와 접촉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