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해발 6000미터 산에서 추락하고도 살아남은 남성, 집 앞에서 버스에 치여 사망

Roei Sada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하다 산에서 추락해 코마 상태에 빠진 남성. 두 달만에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영국 'BBC'는 이틀 전 오후 2시 30분께 이스라엘 북부 키부츠 로시 하니크라(Kibbutz Rosh Hanikra) 입구에서 자전거를 탄 남성이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를 당한 남성의 정체가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더욱 안타까워했다.


이날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자전거 세계일주를 완주한 로이에 사단(Roei Sadan)이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진지(Jinji)'라는 애칭으로 통했다.



Roei Sadan


그는 과거 세계일주를 하며 자신이 겪은 희노애락을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의 기고문을 통해 전했다.


사단은 자전거로 대륙을 건너며 지구촌 곳곳의 이스라엘 대사관들을 찾은 경험을 토대로 기고문에 "학교에 가서 강연을 하고 이스라엘에 대해 세상에 얘기한다"며 "누군가는 날 보고 '자전거 바퀴 위의 대사'라고 부른다"고 적었다.


그는 알래스카 북부를 시작해 태평양에 면한 해변을 따라 남아메리카 대륙까지 내려간 다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에티오피아로 북상하는 여정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2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터키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가 일주 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중국 땅을 밟기도 했다.


2015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사단 / Roei Sadan


사단은 호주 해안을 지나는 동안에는 이스라엘의 시각 장애인 사이클리스트 오를리 탈(Orly Tal)과 2인용 자전거로 이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2015년에 그는 끔찍한 사고를 겪었다. 라다크(Ladakh)의 해발 6153m의 산 스톡 캉그리(Stok Kangri) 트랙에서 하산하던 중 바위에서 발을 헛디디고 만 것이다.


수백미터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진 그는 델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스라엘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2016년 재활 훈련 중인 사단 / Roei Sadan


이후 극적으로 깨어난 사단은 한 매체를 통해 "정상에 오른 것은 기억이 나지만 깨어나보니 두 달이 흘러있었다"고 말했다.


코마 상태에서 깨어나 혹독한 재활 훈련 끝에 다시 자전거 핸들을 잡게 된 사단. 


죽을 고비도 넘겼던 그였는데 집 근처에서 사고사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의 안타까운 죽음에 많은 이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