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전 국민 무료접종'을 선언한 가운데, 실제로는 접종비의 70%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하면서 모든 국민에게 무료로 백신 예방접종을 실시하겠다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의료정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코로나19 백신 접종비의 30%만 국비로 조달하고 나머지 70%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접종비는 접종을 시행한 의료기관 의사에게 지불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건강보험 재정을 조달하려면 건강보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건정심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건정심에 일방적으로 통보해 건정심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 등 가입단체는 즉각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의료기관에서 총 2,500만 회의 접종이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접종비가 1회당 1만 9천220원인 점을 고려하면 총 접종비 4천85억 원이 된다.

이 가운데 3천363억 원(70%)를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셈이다.

정부가 '무료접종'을 약속한 상황에서 접종비를 건강보험에서 끌어쓰려는 계획이 전해지자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가입자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건강보험은 결국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되는만큼 이러한 재정 부담은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말만 무료 접종이지 결국 국민이 내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 "안 그래도 늘어난 의료비가 부담인데 접종비까지 끌어다 쓰면 어쩌라는 거냐", "당초 무료접종 취지와도 어긋난다" 등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시행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접종비 부담은 건정심 심의·의결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며, 정부 계획에 따라 건강보험이 지원할 수 있는 항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