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1일(금)

'여자배구' 현대건설 팬들이 분노했지만 '쌍둥이 팬' 때문에 조용히 넘어간 레전드 사건

뉴스1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비판받은 후 사과문을 올린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 배구 선수 이다영과 이재영.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그들과 관련됐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던 사건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배구 팬들은 2년 전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졌던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여자배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떠올렸다.


당시를 떠올린 현대건설 팬들은 "최악이었다",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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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9일, 이날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활약 속에 세트 스코어 3대1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날,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물을 뿌리기로 했다.


3세트에만 10득점을 하며 날아다닌 이재영은 MVP로 선정됐고 흥국생명 동료들이 뛰어와 그에게 생수병에 든 물을 뿌렸다.


그런데 물을 뿌린 사람들 중에는 당시 현대건설 소속이었던, 이날 상대 팀으로 경기를 펼친 쌍둥이 동생 이다영도 있었다.


뉴스1


이다영은 신나게 웃으며 언니에게 뛰어와 물을 뿌렸다. 


당시 이 장면이 전파를 타자 쌍둥이 팬들은 "패배에도 언니를 응원해 주는 착한 동생", "상대 팀인 동생에게도 축하를 받으며 실력을 증명한 언니"라고 반응했다.


하지만 배구 팬들은 마냥 좋게 볼 수만은 없었다. 특히 현대건설 팬들은 이때 차마 이들 자매의 세리모니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고 한다.


프로정신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쌍둥이 언니가 우승했다고 해도, 마지막 홈경기에서 패배해 동료들과 팬들이 아쉬워하는 상황에서 네트를 넘어가 상대팀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불편했던 것이다.



이다영 / 뉴스1


이에 일부 배구 팬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이건 아니다"라며 비판했지만 당시 쌍둥이 자매의 팬덤이 워낙 컸기에 금방 묻히고 조용히 지나갔다.


이 사건은 2년 뒤, 쌍둥이 자매의 학폭 사건이 터지자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배구 팬들은 이제야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