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최연소 7급 공무원이 생전에 남긴 인스타 글이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곁에 있어 주었던 모두에게 감사하다"


서울시 소속 7급 공무원 A씨가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그가 생전 SNS에 남긴 글이 먹먹함을 안기고 있다.


숨진 A씨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주무관으로 알려졌다.


tvN의 예능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20세 최연소 7급 공무원 합격'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A 씨는 지난 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A씨가 생전 인스타그램에 작성한 글 / Instagram


이런 가운데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생전 A씨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이 퍼지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A씨가 올린 글에는 다소 이른 나이에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꿈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회상이 담겨있다.


그는 "나는 예전의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의 불화를 고스란히 겪었던 나와 동생, 엄마와의 갈등 끝에 집에서 쫓기듯 나온 열두 살 나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A 씨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매일을 겉돌던 학창 시절에서의 방황과 열등감, 나를 쫓아오던 불면증과 외로움의 침잠. 부끄럽게도 타고난 성정이 게으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초조함이 느껴지면 나는 그것대로 어쩔 줄을 몰랐다"라고 떠올렸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A씨는 "언제나 무언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만 했다. 매사에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면서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서 "기어코 작년엔 곪았던 것이 터져버려다. 그 시기 곁에 있어 주었던 모두에게 감사하다. 행여 지금은 함께하지 못할지라도, 나는 그 기억으로 평생을 버텨낼 테니 그저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 글을 적는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A 씨는 "여전히 꼬박꼬박 병원에 들르고 약을 먹어야 잠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많이 좋아졌다. 행복이 무엇이냐는 두둥실 한 의문에도 한참을 골몰하지 않겠다. 나는 여전히 미성숙하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의 삶의 이유이자 기쁨이며 내 삶의 3분지 2는 작은 행운과 이운으로 가득했음을. (PS. 앞으로도 그럴 거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 10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76회에 출연했다. 방송 당시 A씨는 9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만 20세에 최연소 7급 공무원 합격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