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우리는 언제부터 치킨을 시킬 때 '배달비'를 당연하게 여기게 됐을까.
또 언제부터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의 가격이 책정돼도 별로 놀라지 않게 된 걸까.
모든 변화엔 시작점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배달비 청구의 시발점인 기업'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를 모으며, 가격 인상의 시작점인 기업들이 재조명됐다.
먼저 배달비 탄생의 원흉(?)으로 꼽히는 기업은 교촌치킨이다.
2018년 업계 1위였던 교촌치킨은 처음으로 배달 서비스 유료화를 시행했다.
우회적 방법으로 실질적 가격 인상의 첫 포문을 열었던 셈이다.
배달 서비스 유료화 정책은 2018년 5월부터 시작됐고, 2021년 현재 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비 추가 결제'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렇다면 치킨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첫 타자는 누구일까.
지난해 11월 29,900원짜리 치킨 신제품을 출시하며 사실상 치킨값 3만 원 시대를 연 BBQ가 그 주인공이다.
BBQ는 3만 원 시대를 열기에 앞서 제품 가격 인상, 배달료 부과 등으로 치킨값 2만원 시대를 연 장본인으로 꼽힌다.
2018년 11월 BBQ는 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다. 기본 후라이드 치킨값이 1만8000원인데 2000원의 배달비를 포함하면 2만 원이 되는 셈이었다.
두 기업의 지난 행적이 재조명되자 누리꾼들은 "기억하겠다", "그래서 안 시켜 먹은 지 오래"라며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을 '괘씸죄'로 불매하겠다는 이들도 존재했다.
물론 가격 인상은 인건비, 임대료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처였다는 시각도 있다.
가격인상의 첫 타자가 되지 않기 위해 눈치싸움이 치열하던 끝에 두 기업이 총대를 멨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편, 배달료 부과 및 가격 인상으로 인해 그 다음 해인 2019년 치킨업계는 매출 하락이라는 역풍을 맞는 듯하더니 위기를 이겨내고 지속적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3대 치킨 프랜차이즈(BBQ·BHC·교촌치킨) 가맹 본사 매출액은 2019년 업체당 평균 3150억 원으로 2년 전(2688억 원)보다 1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017년 341억 원에서 2019년 541억 원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상반기(1~6월)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155억 원, 153억 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