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외출 시 마스크 필수가 된 요즘, 마스크를 깜빡 잊고 외출한 적이 있는가.
마스크 없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어 재빨리 집에 뛰어 들어가 가지고 나올 수밖에 없다.
누구라도 이렇게 난감한 상황이 찾아오지 않길 바랄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도리어 솔로 탈출에 성공한 남성이 있어 화제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의 커뮤니티 'NUSWhispers'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 A씨는 5개월 전인 지난 9월 퇴근 후 버스 정류장에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를 보는 사람마다 급하게 몸을 피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심지어 혀를 끌끌 차는 이도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은 한 여성이 그에게 다가왔다.
여성은 그에게 "마스크 쓰는 걸 깜빡 하셨나 봐요"라고 말을 걸어왔다.
간식을 먹은 후 급하게 퇴근을 하느라 마스크를 책상 위에 두고 온 것이다.
놀란 그는 마스크 여분이 있는지 가방과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이때 여성은 불안해하는 그의 모습에 마스크가 없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그에게 마스크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포장도 뜯지 않은 새 마스크를 꺼내 A씨에게 전했다.
감사 인사를 전하려는 그때 아쉽게도 여성은 버스가 도착해 자리를 떴다.
이때부터 그는 여분의 마스크를 가방에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몇 주 후 그는 같은 버스 정류장에서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은 여성을 발견했다. 며칠 전 그에게 마스크를 준 여성이었다.
그는 여성이 떠날세라 빠르게 다가가 '몇 주 전 저에게 마스크를 주셨죠. 정말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정말 귀여우세요!'라는 말을 적은 쪽지와 함께 새 마스크를 건넸다.
뒷면에 연락처를 적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로부터 며칠 뒤 모르는 번호로 '마스크 잘 써줘서 고마워요!'라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이날부터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귀여운 외모에 친절한 성격까지 갖춘 여성은 유치원 교사였으며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까지 하는 A씨의 이상형이었다.
얼마 후 데이트를 시작한 두 사람은 지금까지 5개월 동안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
하지만 A씨의 가족은 새로 생긴 A씨의 여자친구가 5살 연상이며 통통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에 대해 A씨는 "마스크가 없어 식은땀이 날 정도로 난감했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전염병을 가진 것처럼 나를 피했지만, 그녀만큼은 나를 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마스크를 주기까지 했다"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여자친구가 통통하고 평범해 보일 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다. 사랑에 눈이 멀어서 행복하다면 나는 기꺼이 장님이 되겠다"라고 말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일부러 마스크를 안 쓰고 주머니에 넣고 나와야 하나", "역시 될 사람은 되는 듯", "가장 신기한 솔로 탈출 사연이다", "운명이었던 것 같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