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고라니랑 부딪혀 '지하철 분당선' 지연되자 역무원한테 '쌍욕'한 진상 승객

화내는 남성/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아이 씨X, 제시간에 안 오면 지하철을 왜 타! 늦었는데 어떻게 책임질 거야!"


7일 오전 7시, 열차가 늦어지기 시작하더니 뒷차와 간격이 좁혀졌다. 무언가 사건이 터졌음을 A씨는 직감했다.


남성 승객 A씨는 "지하철을 타면서 뒤차가 바짝 따라붙은 걸 보는 게 처음이었다. 특별한 설명 없이 그 상태가 이어져 긴장한 채로 지하철에 앉아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7시 20분께 지하철 분당선 열차는 한티역에서 멈춰 섰다.


사진=인사이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7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역사 방송에서는 왕십리 역사 선로에서 고라니 사체가 발견돼 지하철이 지연됐다는 음성이 반복됐다.


고라니가 열차에 치인 것으로 보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역무원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전을 하며 역사를 뛰어다녔지만 열차가 10~20분 늦어진 상황에 승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 승객의 대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욕설과 함께 "아이 씨X, 지하철이 제시간에 안 오면 왜 타냐. 시간 맞춰 나왔는데 늦었다. 어떻게 보상할 거냐"라며 몇 분간 고성을 질렀다.


고라니 / 뉴스1


역무원은 "잠시만 기다려달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조금 후에 열차가 온다"라고 했으나 "정확히 몇 분에 다음 열차가 오는지 말하라"라는 윽박은 계속됐다. 현장을 뛰어다니던 역무원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거듭해야 했다. 


일부 승객들은 현장에서 참다 못해 "어쩔 수 없는데 너무한다", "고라니가 죽었다는데 어떻게 하냐",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무리하게 운행하다 안전사고가 나는 거다" 등의 말을 덧붙이며 고군분투하는 역무원을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철도고객센터에 따르면 고라니가 어떤 경로로 그곳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사체가 수습된 후 분당선은 정상 운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