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만취한 여성 승객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저지른 택시기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5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신동헌)는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A(67)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2월 10일 오후 11시께 대전 중구에서 손님으로 태운 B(22) 씨가 술에 취한 것을 보고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B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셨고 기억을 잃을 정도로 만취, 다음 날 아침 모텔에서 일어날 때까지도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모텔에서 나온 B씨는 지인들에게 상황을 물어보고 모텔에 돌아가 상황을 파악한 이후에야 성폭행 피해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재판에서 "승객 B씨가 당시 만취하거나 잠들지 않았고 먼저 성관계를 제안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에 만취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 간음하고 몰래 모텔을 빠져나왔다"라면서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 등에 비춰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승객을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고 만족을 얻는 성폭력 범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도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B씨가 먼저 몸을 만지고 유혹했다"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하는 내용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