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야, 인증번호 가니까 대기 타고 있어. XX고 싶지 않으면 빨리 읽고 불러라"
최근 시흥경찰서 등이 고등학생 A군과 중학생 B군을 포함한 5명의 청소년이 SNS 계정 인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초등생을 폭행했던 사건을 기억하는가.
이들은 수개월 동안 단체 채팅방에 동급생과 후배 등을 초대해 '전화 오면 인증번호를 누르고, 다른 친구를 데려와라. 그러면 채팅방에서 나가게 해주겠다"라고 협박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계정 정지 등의 피해를 당한 학생은 5명. 피해 학생의 부모는 사건 이후 자신의 메일이 전국 각지에서 로그인 된 흔적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의 계정은 '유사 메시지 반복 전송에 따른 다수 신고 접수'로 인해 정지를 당했다.
중학생과 고교생 사이에서 이 같은 SNS 계정 갈취가 신종 학교 폭력으로 등장해 충격을 준다.
피해 학생은 후배, 동급생,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 등 다양하다. 갈취한 SNS 계정은 약 1만 원 남짓한 게임머니나 현금을 받고 팔아치우는데, 스팸 메시지 전송용으로 이용된다.
보통 불법 도박, 대출 등의 홍보에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렇게 팔려나간 SNS 계정은 불법 사이트에서 2, 3차로 거래되며 개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해킹돼 불법 광고 문자 발송에 이용되고 있다.
피해 학생들은 솜방망이 처벌 이후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신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겉으로 보이는 집단폭행에서 '은따'로 불리는 은근한 괴롭힘으로 변화했던 학교폭력이, 이제는 사이버로 이동돼 조직적인 범죄행위로 진화하고 있다.
신종 사이버 폭력에 교육당국이 엄중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