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1천명 구조조정한다고 한 KBS, 그중 900명을 '정년 은퇴자'로 채웠다"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한국방송공사(KBS)가 '경영 혁신'을 하겠다며 낸 구조조정안이 말장난이나 다름없는 방안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KBS는 정기이사회를 열고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올리는 조정안을 상정했다. 


부동산 개발과 임대 사업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 달라며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KBS는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하면서 2023년까지 직원 1000명을 줄이겠다는 등의 경영혁신안도 내놨다.


그런데 이는 KBS에서 이미 지난해 내놓았던 방안으로, 실제로는 감축한다는 1000명 중 900명이 정년퇴직 예정자로 '자연감소분'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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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대규모로 채용한 인력 900명이 정년 은퇴하는 것에 더해 100명만 인위적으로 감원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두고 "어차피 퇴직할 사람들을 대거 감축 인원에 포함해놓고 '혁신'이라고 하는 건 말장난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고 수신료 인상을 이뤄내기 위해 내놓은 혁신안이 실효성 없는 속 빈 강정이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인위적으로 감축하겠다는 100명조차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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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선 취업 규칙 변경 등 노조와의 협상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


다만, 기업에선 정년 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인원만큼 신입사원을 채용하는데 KBS가 제시한 계획은 향후 4년간 신입 직원 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즉 자연감소분만큼 추가채용을 하지 않으면 구조조정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한국방송공사(KBS)가 지난 10년간 수신료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들이 지난해 전기료와 함께 낸 수신료는 6,790억 2,4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2011년 5,778억 8천만 원에 비해 1,011억 원 늘어난 수치로 해마다 100억 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